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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물가 장기화, 실효성 있는 정부 대책 마련해야

[사설] 고물가 장기화, 실효성 있는 정부 대책 마련해야
부산의 대표 정론지 korean top business

국내 생산자물가가 28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치솟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28.43으로 전월(125.35)보다 2.5% 올랐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 2월(2.5%) 이후 최고치로, 지난해 9월부터 8개월째 상승세다. 중동 전쟁 등 여파로 국제 유가와 원재료 가격이 오른 영향이 크다. 실제로 석탄 및 석유제품(31.9%) 상승률이 제일 높고 화학 제품(6.3%)이 뒤를 이었다. 석탄 및 석유제품은 작년 동월에 대비하면 상승률이 73.9%에 이른다. 금융 및 보험도 전년 동월 대비 26.2%나 올랐다. 중동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 3월(1.6%)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확대됐는데 4월엔 국제 유가 급등분이 본격 반영되면서 오름세가 한층 가팔라졌다.생산자물가지수는 생산자가 판매하는 원자재 중간재 최종재 및 서비스물가로, 일반적으로 국민이 실생활에서 체감하는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 생산자물가가 높아지면 곧 소비자물가가 오른다는 의미다. 실제로 소비자물가 역시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6%로 2024년 7월(2.6%) 이후 2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그나마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등으로 억제한 게 이 정도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중동 전쟁마저 장기화하면서 원자재 공급 차질과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이 생산자물가 뿐만 아니라 소비자물가에도 강하게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문제는 이같은 물가 상승 압력이 앞으로 더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다. 무엇보다 중동 전쟁이 끝날 줄 모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란 당국이 조만간 종전 협상을 매듭지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종전이 실제 이뤄지더라도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정상화되고 국제 유가가 안정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다. 그동안 유가는 상승 압박에 고스란히 노출된다. 최근 약세를 보이는 원화 환율도 복병이다. 지난해 말부터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거듭해 지난 주엔 장중 한때 달러당 1520원대까지 치솟았다. 고환율은 곧장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국내 물가로 전이되는 건 시간 문제다. 밀 대두 옥수수 등 국제 곡물 가격 흐름도 심상치 않다.국외 못지 않게 국내에도 물가를 밀어 올리려는 힘이 상당하다. 소득 하위 70% 국민에게 지급되는 1, 2차 고유가 피해지원금이 이미 풀렸다. 이 돈이 9조 원 안팎이다. 게다가 과거만큼은 아니지만 시중의 현금 유동성을 높이는 선거(6·3 지방선거)까지 앞두고 있다. 3월(2.2%)과 4월(2.6%) 모두 2%대를 기록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에 2%대 후반 혹은 3%대로 올라설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국내외 상황을 면밀히 살펴 민생이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물가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이런 혼란한 틈을 사익 편취에 악용하려는 세력이 없는지도 철저히 모니터링 해야 마땅하다.
2026-05-25 09:3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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