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 극심한 ‘K자형’ 양극화 현상이 벌어진다. 소득 자산 고용 증시에 이르기까지 소수의 상단과 다수의 하단으로 갈리는 현상이 가속화한다. 이러다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선도하는 K-팝처럼, 사회적 격차를 상징하는 ‘K-양극화’가 하나의 밈으로 굳어질까 우려스럽다. 반도체 호황으로 증시 지표는 양호함을 뛰어넘는 과열로 치닫고 있지만 실물 경제 전반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경제 양극화는 중산층 붕괴를 의미한다. 이는 정치·사회적으로 큰 혼란과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불안 요소다. 부동산 양극화로 촉발된 자산 격차에 이어 임금 양극화, 증시 호황 등에 따른 소득 격차가 커지면서 사회가 더 불안정한 상황으로 내몰릴 가능성이 있다.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전자 부품·컴퓨터·영상·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 종사자의 1인당 월 임금총액은 상용 근로자가 평균 745만9815원에 달한 반면, 임시일용근로자는 268만8670원에 그쳤다. 2.5배의 격차를 보였다. 2020년 315만6121원이던 두 집단 간 월 임금 격차는 5년 사이 1.5배가 확대됐다. 사업장 규모에 따른 차이도 크게 벌어졌다. 지난해 300인 이상 대형 사업장의 상용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941만8797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300인 미만 중소 사업장 상용근로자는 449만9647원에 머물렀고 소규모 사업장 임시일용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총액은 176만2491원에 불과해 대형 사업장 상용근로자 대비 18.7% 수준에 그쳤다.고용시장에서 양극화는 심화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발표에 따르면 최근 신산업·60대 이상·대기업·상용직 등을 중심으로 한 고용은 확대되는 반면, 전통산업·60대 미만·중소기업·임시 일용직 등을 중심으로 한 고용은 축소되는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특히 20, 30세대의 ‘쉬었음’ 인구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중소기업 및 임시·일용직 일자리에서 이탈한 청년이 ‘쉬었음’ 인구로 유입된 결과다. 고용시장에서 나타난 청년세대의 붕괴는 소득 불균형 심화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한 발전 기반이 허물어지는 구조다.양극화가 심화될수록 사회의 ‘허리’인 중산층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과 사회적 분노는 커진다. ‘열심히 살아도 돌아오는 건 없다’는 부정적인 메시지가 고착될수록 사회 갈등은 골이 더 깊어진다.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과 조선일보가 최근 실시한 ‘한국 사회의 불평등 및 갈등’ 조사를 보면 40, 50, 60대와 중산층일수록 양극화에 따른 사회적 격차로 분노를 느끼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억 원에 달하는 삼성전자 노조의 성과급 타결은 산업 전반에 도미노 파업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급여 소득의 양극화는 근로의욕 저하와 사회적 분노로 이어질 수 있다. 원칙 없는 삼성전자 성과급 합의가 마냥 반길 만한 일은 아닌 이유다.
2026-05-25 09:39:33